Life Story

설교 후기

4 나는봄이영아 0 1333 0 0

짧은 느낌 긴 여운을 목표로 들어왔습니다.

어제 갑자기 미동교회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이하게 주보에는 '증언'이라는 분류로 되어있지만(그동안 5년 넘게 미동교회 주보를 보았으면서도 닥치니까 주보를 살펴보게 되는 나의 선택적 맹시,,,ㅠㅠ)​ 그래도 강대상에 선다는 것은 왠지 세상과 다른 신앙의 말씀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을 갖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김혜란 저)라는 책도 있듯이 목사님의 믿음에 부응하고 싶은 착안아이 심성이 또 발동되어서 그냥 수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전화상으로 드는  느낌이 왠지 거부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이 느껴졌기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걸 성경에서는 강권이라고 하겠죠? ㅎㅎ

11시 예배에 여자를 대표기도 세우는 교회까지는 ​봤지만, 전직 집사를 설교자로 세운다는 것은 '미동'이 얼마나 가부장주의적 사고와 무관하게 살려고 하는 교회임을 어제 경험으로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 설교했다고 드리는 말씀이 절대 아닙니다!!)

각설하고, 낮은 높이지만 강대상에 올라서니, 공간이 작은 연유도 있지만 놀랍게도 성도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다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아~ 저 사람은 지금 내 말에 격하게 동의하고 있구나", "아~ 저 사람은 뭔가 인상을 잔뜩 쓰고 있는 게 내 말이 꼬운 거 같은데...'와 같은 잡생각들이 얼굴을 보는 순간 마구마구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제 예배 태도 특히 설교자를 바라보았던 제 과거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오만하기 짝이 없었던 저는 모태신앙자답게(죄송합니다. 모태신앙의 개념을 저로하여금 불순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두 이렇게 싸가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본문을 보면 대충 '아 오늘은 이런 말씀으로 푸시겠구나'라고 단정하는 못된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무슨 신앙이 자라고, 행동의 변화가 있었겠습니까? 다 ~척하면서 살았던거죠. 이렇게 말하니 갑자기 슬픈 생각이 드네요.

이처럼 내가 예상한 기승전결이 아닌 엉뚱한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면 슬쩍 핸드폰을 보거나 수첩을 뒤적이면서 딴짓을 하면서 예배의 방해자 노릇을 했던 겁니다. 그러니 어제 인상쓰신 분도 다 용서가 됩니다. 그깟 인상이 뭐 대수라고....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설교는 어찌보면 설교자와 듣는 우리가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설교자 맥 빠지지 않게, 정말 은혜되는 말씀이 있으면 약간의 쪽팔림을 감수하면서라도 '아멘~'으로 화답도 하고, 웃어도 주고 그러면서 말씀을 듣자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성도들 면면이 다 보이는 지를 진짜 몰랐었기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느님 부르심을 받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피조물인가 봅니다.

사랑하는 미동 가족여러분~ 이제 즐거운 성탄절도 지나고 조금은 차분한 마음으로 연말연시를 맞이하시기를 바라며, 새해 더 하느님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한 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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