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거지?

4 나는봄이영아 0 1751 0 0

누군가 가폭쉼터엄마들이랑 지금 나는봄 아이들을 비교해보라고 하면 힘든 것도 보람도 나는봄 아이들이 훨씬 크다라고 할 것 같다. 오해는 마시라. 힘들다는거 하소연 하려고 들어와 쓰는 것은 아니다. 우리 미동 산하 시설 직원들 모두 힘들게 일한다는 것 아니까.....


지난 주일 퇴소직전까지 간 아이를 공주에 가서 모셔온(?)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전날 계족산 정상을 무리하게 찍고 온 탓이라 온몸이 쑤시고, 딱 집에서 자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쉼터에 또 사건이 터져 할 수 없이 들어왔다. 겨우 그 사건 하나를 진정시키고 난 다음 아이들과 퇴소직전 그 아이에 대해 우연히 말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중 한 아이가 울면서 그 언니의 퇴소를 재고해주면 안되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우리들이 몰랐던 그 아이의 착한 심성을 이야기하는데, 문득 그 아이때문에 기도한 응답을 보여주시는 하느님의 응답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그냥 키들고 진짜 쿨하고 멋진 모습으로 그 아이들을 끌고 공주로 갔다(아~ 이럴 때 진짜 나는 내가 생각해도 넘 멋지다!!)

그동안 그 아이와 서먹했던 아이들이 엉엉 울며 한바탕 굿처럼 치루고 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왔다. 

이럴 땐 또 한턱 쏘는 것이 멋짐의 완결판이라 생각하여 아주 호기롭게 '뭐 먹고 싶어?'라 물었다. 눈치없는 애들 왈
'이비가 짬뽕이요'란다( 아, 이 눈치없는 것들 그냥 칼국수정도 시킬것이지...) 어차피 사기로 한 거 가선 다시 "야~ 돈 구애받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다 시켜봐~" 그럼에도 이심전심인지 짬뽕만 시키는 맘착한 우리 아이들 중 하나가 매우 진지하게 묻는다

"소장님! 잘 산다는 건 어떤거예요?" 삶의 근본적인 물음을 건네는 그 아이가 사랑스럽고 예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지만 갑자기 받은 질문이라 답변을 금방 할 수 없었다(생각해보니 우리가 어렷을 적엔 이렇게 뜬금없이 우주적이고 철학적인 물음들로 어른들을 당황시켰던 것 같다. 가폭쉼터 6년 하면서 그 어느 엄마 입에서도 이런 질문이 나온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봄이 보람있다는 거다).

"글쎄....나도 잘 모르겠지만 생각해보고 얘기해줄께"

며칠 후 내린 나의 답은 다음과 같다.
"혼자만 잘 사는 것은 의미없다. 약한 사람들과 함께 하루하루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사는 것이 바로 잘 사는거란다" 
알듯 모를 듯 미소짓는 아이의 모습에 장차 펼쳐질 그 아이의 행복한 미래가 그려지는 듯 하다. 

오늘 하루도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할 미동법인 직원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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